‘단수 공천’ 반발 이석형-박노원 단일화 무산, 박 ‘당 잔류’
지역 색 뚜렷한 4개군, 민심 향방 여부가 관전 포인트
오는 4월 10일에 열리는 제22대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각 정당별로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의 본선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지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가 이개호 의원·박노원 예비후보·이석형 예비후보 3인 경선을 요구한 데 대해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공천관리위원회 결정대로 이 의원의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특히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의 승리’라고 불릴 정도로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인 이개호 의원의 단수공천에 반발, 예비후보들이 민주당을 탈당해 각각 신당과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내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21일~22일 후보자 등록 이후 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출사표를 던진 각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아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다.
이번 총선은 4선에 도전하는 현역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후보에 맞서 ▲국민의힘 소속 김유성(함평) 전 전남 대한탐정연합회 회장 ▲새로운미래 소속 김선우(영광) SW미디어그룹 총괄대표 ▲개혁신당 소속 곽진오(함평) 전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 ▲무소속 이석형(함평) 전 함평군수 등 5파전으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개호 의원은 지난 8일 영광군 선관위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 의원은 “지난 2년 동안 경제와 민생을 파탄 낸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민생을 살피고 지역발전의 비전을 지역민과 함께 그려가는 큰 정치를 통해 우리 지역을 지방시대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다시 지역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비상한 각오로 민생을 살피는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면서 ▲어르신·노동자·농민 등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정치실천 ▲지방 불균형 해소 및 균형발전 ▲농어민 경영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정개혁 등을 향후 의정활동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지난 9일 여당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은 김유성 전 전남 대한탐정연합회 회장은 여당과 정부의 지원을 강조하며 농촌 민심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 예비후보는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조선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과정을 밝았으며 33년간 경찰공무원을 지내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함평군수에 출마한 바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개호 의원과 맞붙었던 김선우(영광) SW미디어그룹 총괄대표는 민주당 후보 적격심사에서 21대 무소속 출마를 문제 삼아 부적격판정을 받아 지난 1월19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입당해 다시 한 번 입지를 다지며 부지런한 행보 중이다.
지난 11일 개혁신당 후보로 확정된 곽진오 예비후보는 현재 배재대 연구교수로 재직중이며 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와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단수공천’된 이개호 의원과 맞서기 위해 추진됐던 민주당 내 다른 예비후보였던 박노원(장성)민주당 부대변인과 이석형(함평) 전 함평군수와의 무소속 단일화 여부는 박 예비후보가 당 잔류 의사를 밝히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무산됐다.
박 예비후보는 12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지역발전과 정치혁신을 꿈꾸었던 지역민들의 간절함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지난 몇 주간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았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다섯 분 모두가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득 안고 제게 당과 함께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라면서 “무도한 윤석열 정권에 의해 고통 받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정치인 박노원의 정치적 성공만을 생각 할 수 없어 당의 요청을 고심 끝에 수용해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석형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애초 박노원 후보와 무소속 단일화를 하려고 했으나 박 후보가 '당에 잔류하기로 했다'고 밝혀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 하겠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역을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 앞만 보고 무능한 정치, 책임 없는 국회의원에게 회초리를 들겠다”고 앞으로 남은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향후 선거 일정과 민주당 강세를 고려하면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개호 후보의 독주를 점치고 있지만 영광 출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미래’와 본격적인 지역 민심 쟁탈전이 시작될 경우 담양·함평·영광·장성군의 지역 간 표심이 극명하게 갈릴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담양 출신 이개호 의원과 영광 출신 김선후 예비후보, 함평 출신 이석형 예비후보가 각자 고향을 기반으로 지지세를 점차 넓혀 가면서 출마자가 없는 장성지역의 표심이 이번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의 거센 바람이 불었던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이개호 의원는 영광·함평·장성 등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국민의당 강형욱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지만 고향인 담양에서 몰표를 받으면서 득표율 4%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당선됐던 경험을 갖고 있어 마지막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