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담양군의원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다.
역대 급 최악의 후보들이라 찍을 후보가 없다는 사람들부터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사람들, 그리고 정권교체 아닌 정치개혁을 위해 인물과 능력 중심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대선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은 다양하다.
유권자의 선택은 자유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사실이 언론의 장막에 가려져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기도 하고 또 후보 간 네거티브 전략으로 유권자의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있으나 향후 5년간 나라를 이끌어갈 중대한 선거인만큼 유권자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과연 선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무엇보다 이 시대의 당면과제와 다음 세대의 지속 가능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농촌문제에 대한 공약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위기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욕망의 탑을 쌓아온 인류에게 더 이상 생명경시와 자연착취를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생태환경 문제 그리고 지역소멸론 등장은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 삶의 근본인 자연과 농업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소외됨으로 인해 자연은 신음하고 중·소농은 힘겹게 유지하면서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식량자급률 23%가 보여주듯 우리의 목숨 줄을 외국에 의존하는 위험한 농업정책은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과연 이번 대선 후보들은 이런 절박한 시대 상황과 다음 세대의 삶을 담보할 농업문제를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는가?
각 후보의 농업공약을 살펴보자.
이재명 후보는 3.9%인 현 농업예산을 5%까지 올리고 농민 기본소득을 보장하겠다고 한다.
윤석열 후보는 직불금 5조원 확대와 청년 농업인 3만 육성, 여성 농업인 육성을 내세운다.
안철수 후보는 직불금 비중을 농가소득의 10%로 올리고, 직불금 5조원 확보를 하겠다 한다.
심상정 후보는 농민기본소득 월 30만원, 마을주치의제, 생태농업 비중 30%를 공약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농민 기본소득이다. 공산품 생산과 달리 농업은 기후와 자연재해 등 피해변수가 많은 직업이다. 또한 농업자본가가 조종하는 자본농업의 현실은 돈 없이는 농사짓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버렸다. 대농은 예외로 하더라도 중소농은 기본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회생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청년들이 농사를 짓고 싶어도 기본소득 없이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외국에선 기본소득을 비롯, 다양한 형태로 농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하는 농업, 농업인! 국가 행정을 책임지는 공무원에게 월급을 지급하듯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농민에게 ‘각자도생’이 아닌 국가의 기본소득 급여는 지극히 당연하다. 농촌이 단순히 먹거리 외에도 생태환경 보전, 국민정서 함양, 전통문화 전승 등 공익적 가치실현의 현장임을 감안하면 소멸해가는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고 청년들이 안심농사를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자치 자립하는 마을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나의 살던 고향은...’ 노래가 울려 퍼지는 살기 좋은 농촌이 되도록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는 올바른 선택으로 공약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지켜보아야 할 것이며 차기 대통령에 ‘정직한 실천’을 기대한다.